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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들어 많은 고민이 듭니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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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onata
  • 19.09.16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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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들어 많은 고민이 듭니다.

    나이는 이제 서른 초반 넘어가네요.

     

    이 게시판에서 제 글을 검색하면 아시겠지만, 정말 흙수저의 삶을 살아왔습니다.

    흙수저의 삶 끝에 원하던 기업에 취업했고, 그렇게 되면 뭔가 이런 삶은 끝일 줄 알았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 거 아시죠? 여기까지만 가면 끝이야, 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멀리도 뛰어왔는데, 그 끝이라던 선에 도달하니 진정한 고난이 시작되는 느낌... 그런 느낌입니다.

     

     

    회사에 취업했더니, 생각보다 돈은 많이 주지 않습니다. 서울에서 외벌이로는 절대로 생활하지 못할 정도의 돈이랄까요. 입사해서 보니 주변 동기들은 금수저들도 많고 해서, 이미 입사 때부터 차이가 나기 시작합니다. 누구는 원룸 전세값을 주고, 누구는 아파트 전세값을 주고, 심지어 얼마전에는 청약된 친구가 입사 3년 차에 8억짜리 집을 계약했습니다. 3억 정도를 증여받아서요.

     

    그 반면에 저는 희망이 없습니다. 아버지는 아직도 기초 생활수급자고, 60년을 그렇게 살아오셔서 그런지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십니다. 일 조금 하다가 그만두고, 일 조금 하다가 그만두고. 돈은 어찌나 들어갈 때가 많은지, 찔끔찔끔 나가다보니 1년에 돈 500~1000만원은 우습네요. 얼마 전 삼촌이 빌딩을 하나 산다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당신께서 거기서 일할 수도 있다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이제 숨 좀 돌리겠네라고 이야기를 했다니, 담배값 벌 정도라는 이야기를 듣고 기가 차더군요. 

     

    아버지 덕분에 이 흙수저의 삶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집니다. 누군가는 증여를 받고 잘 살지만, 저는 오히려 매달 돈을 보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흙수저의 삶을 벗어나고 싶어서, 2017년에는 코인도 심하게 했었지요. 연봉 이상으로 돈을 대출해서 코인에 넣었고, 실제로 4억정도까지는 벌었으나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결국 연봉의 반 정도를 손해를 보고 코인을 청산했습니다. 작년에 청산 후에, 열심히 코인에 의한 대출도 갚기 시작했고 결국 올해 초에 다 갚았네요. 덕분에 입사 3년이 넘어가는 저지만, 모은 돈도 3천이 고작이네요.

     

    결혼하고 싶은 여자친구도 생겼고, 여자친구도 결혼을 원하는 눈치지만, 3천만원 가지고 선뜻 결혼하자라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습니다. 사람만 좋다면 결혼 할 수 있을 것도 같지만, 결혼은 현실이기도 하니... 이 돈만으로는 결혼식을 준비하는데만도 부족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여자친구와 문득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난 후부터는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지만 딱히 묘수도 없어보입니다. 그동안 돈에 쪼들리지 않다가, 결혼을 생각하면서 돈을 생각하게 되니 뭔가 하루종일 사람이 돈만 생각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공격적으로 바뀌어지고 있습니다.

     

    회사는 또 어떤가요. 좋은 기업이라고 해서 들어왔지만, 현재 고과 체계는 전혀 일하는데 동기부여를 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희 대장님은 그 사람이 잘하건, 잘하지 못하건 간에 진급시즌이 왔을 때 고과를 몰아준다는 분이고, 실제로 작년에 제법 많은 일을 했고, 진급 시즌에 다다른 사람이 거의 농땡이만 부려서 평이 좋지 않은 사람이지만 저에게 미안하다고 하고 그 분에게 고과를 주었지요. 계산해보니, 앞으로 몇 년간 그런 논리에 의해서 제가 받을 고과는 하나도 없더군요. 고과를 받게 되면 연봉도 많이 오르고 특별한 인센티브도 주는데, 그런 것도 저는 인연이 없을 거 같네요. 

     

    그런 것들보면 또 일을 해야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내가 일을 열심히 하나, 내가 일을 적게 하나 결국 내 고과는 기본적인데, 어떻게 빨리 회사를 퇴근하고 내 삶을 즐기는게 맞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먼 미래를 봐서는 회사가 좋은 것도 아닙니다. 회사 자체는 계속 임금을 줄여가고 싶어하더군요. 기존에 주어지던 혜택들도 가져가고, 진급도 점점 안 시켜주는 형태이구요. 부장이 되서는 오히려 기본 고과를 받아서는 연봉도 오르지 못하는 제도들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는데, 이 회사를 평생 다녀도 결국은 자유, 즉 경제적으로 자유로운 상황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돈도 없으니 지인들 챙기는데도 조금은 궁색하게 됩니다. 입사 초기에는 지인들 있으면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고 그랬는데,제가 그럴 사정이 안되는 것을 아니 아무래도 지인들 생일이라고 해도 기프티콘 하나 보내는 것도 망설이게 되고, 또 경제적인 이야기 오가다보면 하나둘씩 멀어지기도 하더군요. 이것도 힘든 일 중에 하납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보니 회사에서는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말을 하기도 합니다. 제가 해야하는 일은 하지만, 굳이 공격적으로 반응하지 않아도 되는 이야기도 하고, 가끔 친한 사람들끼리 모였을 때 나쁜 이야기도 하긴 하죠. 결국 제 얼굴에 침 뱉는 것인 것을 잘 알고 있는데, 스트레스를 받으니 말을 하지 않고는 도무지 풀리지 않아 그런 말을 하고 또 집에 와서 스스로 무덤을 팠구나, 라고 생각하고 또 스트레스를 받고 있네요.

     

    뭔가 지금, 제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들과 그 상황들 때문에 요즘 들어 유난히 스트레스가 누적되고 있습니다. 흙수저에서 그냥 적당히 공부만 하면서 그런 상황을 극복한 사람은 평생 흙수저의 삶을 살아야하는지, 이렇게 불행하게 살아야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특히나, 지금 사랑하는 사람은 적당한 가정에서 행복하게 자라온 사람일텐데, 나같은 사람을 만나서 불행을 같이 이고갈 수 밖에 없는 걸까, 그러면 이 사람을 놓아주는게 맞는걸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요즘 들어서 스트레스가 많고, 생각이 많아지네요..

     

     

     

     

Jonata님이 위로받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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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는 기초수급비+모자른 최소한의 생활비정도만 주시고 실비정도 가입하면 될듯요

    대기업이면 그나마 돈은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많이 주니 최대한 버티면서 오래 다니시되 좃소면 월급이 물가상승률을 결코 따라가지 못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한 게임이죠.
    그리고 언제짤릴지도 모릅니다.
    개인의 노력으로 이 시스템을 바꾸긴 어렵습니다.

    자금 모으셔서 리스크적은 사업으로 수익 창출 구조를 유리하게 만들거나
    지금부터 북유럽 국가로 이민준비 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지만 빈익빈 부익부 ...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한 게임을 하는게 지쳐가네요
  • 아 추가로 로또, 청약10만원씩 넣기 정도?
  • 동갑내기인데 그래도 대기업 직장만으로도 부러움이 드네요..
    너무 윗쪽만 보지 마시고 님보다 못한 청년들도 수두룩하니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즐길일도 만들어 즐기시면서 사셨으면 좋겠네요.
  • 힘내세요..딱히드릴말은없지만
    버티다보면 길이 보인다고하더라고요..
    저도요즘참힘드네요ㅎㅎ..
  • 잘살고 계신데요 머
    비교를 하지말고 욕심을 버리세요
  • 비슷한데 나이만 제가 더 많은 듯 하네요. 결혼을 내려놓으면서 뭔가 좀 더 여유로워 진듯 하긴 합니다 ㅋ. 지금도 잘 살고 계시지만, 그냥 자신을 위한 뭔가를 하라고 하고 싶네요. 취미를 가지던 여행을 가던 소소한 쇼핑을 하시던 본인이 행복하셔야 주위 사람들도 챙기실 수 있습니다. 행복하세요.
  • 남들없는 직장있고 삼천이나 모았고 여자친구도 있고...주위에 잘나가는 기댈만한 사람도 많고... 그냥 마음가짐 문제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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